
1. 영화 '투모로우' 줄거리
갑자기 지구의 날씨가 미쳐버렸다. 기후학자 ‘잭 홀’은 극단적인 이상 기후가 지구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세계 정부 관료나 과학자들은 그것을 가볍게 여기고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잭’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다가왔다. 일본에는 주먹만 한 우박이 쏟아지고, LA는 강한 토네이도가 계속 만들어지며 동네를 초토화시킨다. 게다가 스코틀랜드는 급격한 온도 하강으로 사람들이 동사하기도 한다.
이와중에 ‘잭’의 아들 ‘샘’은 뉴욕에서 열린 학술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뉴욕으로 향했다. 계속 몰아치는 비에 잠기고 있는 뉴욕 한 복판에서 그와 그의 친구들은 몸을 피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해일이 뉴욕을 집어삼킨다. 한편, ‘잭’을 비롯한 기후학자들은 여러 데이터를 돌리며 한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몰아치는 눈폭풍의 결과가 북반구를 빙하기로 만든다는 것. 도서관으로 겨우 몸을 피한 ‘샘‘과 친구들도 ‘잭’의 말처럼 곧 한파를 경험한다.
정부는 결국 ‘잭’의 대책과 같이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미국의 남쪽에 위치한 사람들은 멕시코로 피신시키는 결정을 하고 북부의 피난은 포기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잭’은 바로 그의 아들을 위해 뉴욕으로 향한다. 남쪽 사람들의 대피령을 들은 뉴욕 시민들도 대피를 하겠다고 하며 ‘샘‘의 만류에도 밖으로 나갔다. 도서관에 남은 사람들은 정전으로 난방도 되지 않고 식량도 부족했지만, 도서관에 있는 책으로 불을 지피며 ’잭‘을 기다린다.
잭은 혹한과 폭설을 뚫고 도서관에 도착하고, 멕시코는 미국인들을 받아들인다. 이상기후가 정점을 찍은 후 날씨가 서서히 안정되면서, 부통령은 남반구 지역에 감사함과 더불어 북쪽 지역에 생존한 사람들의 구조를 명령한다. 그리고 영화는 깨끗해진 지구를 보여주며 끝이 난다.
2. 기후재난의 현상황
영화 “투모로우”는 2004년 개봉한 영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영화가 개봉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어떠한 기후변화를 겪었을까? 우리는 현재 예측보다 빠른 기후변화를 겪고 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꾸준히 상승하여, 2024년에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6°C를 (일시적으로)초과하며 사상 최고지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기후 위기가 단순한 경고 수준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온실가스 농도 또한 꾸준히 증가해, 2025년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22ppm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는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폭염, 폭우, 산불 등의 극한 기상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24년에는 캘리포니아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많은 피해가 있었으며, 폭우로 홍수 피해를 입은 지역도 급증했다. 해수면 상승도 지속되면서 해안 지역의 침수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기상이변이 아니라 장기적인 생태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현재 우리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실감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올해 1월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따뜻한 1월로 기록되었으며, 이는 지구 냉각을 유도하는 라니냐 현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현상이다. 이는 기후변화가 자연적인 변동성을 뛰어넘어 인간이 만든 구조적인 문제임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각국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등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기후 변화의 속도를 늦추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3. 총평
초등학생 때 이 영화를 본 나는 단순한 상상 속 재난 이야기로만 여겼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 곳곳에서 기후 이상 현상이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온도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날씨가 변화하고 있다. 연중 고르게 내려야 할 비가 하루 만에 쏟아져 도시가 물에 잠기고, 산불이 몇 달간 계속 번지다가 폭우가 내리면 순식간에 홍수로 변해버린다. 최근 디트로이트에서는 노후 수도관이 터지며 마을이 침수되었고, 이후 한파가 찾아와 그 물이 얼어붙으며 주민들이 갇히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마치 영화 투모로우가 현실이 된 것처럼 보인다. 이제 세계 곳곳이 기후 재난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사계절이 존재하고, 극단적인 온도 변화를 경험하는 지역이다. 여름에는 폭염이, 겨울에는 한파가 반복되는데, 그래서 나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극단적으로 받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이러한 이상 기후 현상을 비교적 덜 체감하는 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후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벚꽃이 예상보다 일찍 피고, 단풍이 완전히 물들기도 전에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오는 일이 많아졌다. 특히 올해 겨울은 뉴스에서 한파라고 떠들었지만, 최저 기온이 고작 영하 12도에 그쳤다. 내가 기억하는 겨울 중 가장 따뜻한 해다.
기후학자들은 말한다지, 앞으로 지구에서 오늘이 가장 시원날 날이 될 것이라고. 이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C 이상 상승하고 그 수준을 유지하는 데까지 불과 5-10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재활용을 실천하고,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며, 다회용 물건을 선택하는 등 작은 노력이라도 하고 있지만, 이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 때가 많다. 기업들이 끝없이 제품을 찍어내고, 일부 국가에서는 소비와 폐기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전쟁이나 국익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힘을 합쳐 가장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정치인과 과학자들은 미래를 위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영화처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우리에게 남아 있는 선택지를 활용해 보다 나은 결말을 만들어가야 한다.